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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맹덕 2013. 6. 22. 16:11



세기의 베스트셀러 삼국지, 블로그를 시작하며 꼭 삼국지에 관한 글을 쓰고 싶었다. 초등학교 때 한 권짜리 책으로 접한 뒤로, 이문열 삼국지는 고등학교 때 이미 10번을 넘게 읽었다. KOEI 게임 삼국지와 병행하며 읽은 삼국지는 내 삶에 알게 모르게 깊은 영향을 준 듯 하다.


삼국지는 세기의 베스트셀러이기 때문에 굳이 소개할 필요도 없고, 줄거리를 요약해 적을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상현상이라 불릴 정도로 한 시대에 많은 영웅이 쏟아져 나와 각자의 뜻을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그 결과로 세상을 바꾸는 과정을 보는 느낌은 독자마다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현대 출판되는 소설 삼국지는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왔고, '삼국지연의'는 촉한 정통론에 입각하여 서술됐다. 한나라 왕실의 후예인 유비가 세운 나라가 정통성을 계승하고 조조의 위나라와 손권의 오나라는 왕실을 찬탈했다는 시각이다. 촉한정통론을 바탕으로 유비와 그를 따르는 세력은 정통성을 부여받고 소설의 주인공이 되었는데, 조조에게는 자연적으로 그 반대편, 악역이 주어지게 되었다. 유비의 적으로 세울 다른 영웅들도 많았으나 조조만큼 성격이 강렬히 대비되는 캐릭터도 없었으며 서로가 일궈온 삶 또한 극명히 비교되어 소설의 극적인 재미를 더했을 것이다. 중국 정사 24사에 포함된 진수의 삼국지는 위나라를 정통으로 보았으나 삼국지가 오랜 시간 구전되어오며 촉의 유비가 주인공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후세 사람들의 조조에 대한 시샘도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하는데, 조조가 가진 다양한 분야의 능력들(정치, 무예, 통솔, 지략, 문예 등) 중 어느 하나라도 소유했더라도 그 분야의 대가가 될 수 있다는 점, 그런 탁월한 능력들을 한 몸에 소유한 조조에 대한 후대의 질투가 조조를 비열하고 사악한 권력자로 만들었을 가능성도 없지 않을 듯하다. 소설 속 다양한 영웅의 입장에 서서 다시 읽는 것도 삼국지의 재미이자 인생의 배움이라 생각한다.


삼국지는 처음 읽을 때 다르고, 두 번째 읽을 때 다르며, 세 번째 읽을 때 또 다르다고 한다. 또한 10대 때 읽는 삼국지는 스무살에 읽는 삼국지와 다르며, 다시 중년에 되었을 때 읽는 삼국지와 또 다르다고 한다. 10대 때 읽었던 삼국지에서 가장 멋진 건 용맹한 무장, 그 중에서도 특히 조운이었다. 전역 이후 바라본 삼국지 속 인물들은 제갈량, 사마의, 육손과 같은 대 전략가, 혹은 국가를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뛰어난 행정가였다. 사회에 나온 지금 롤모델로 삼고 있는 인물은 조조이다. 조조는 롤모델이자 존경하는 인생 선배(?)라고 할 수 있겠다. 누구나 장단점은 있지만, 바닥에서부터 시작해 불같은 투지와 열정으로 이상을 이룬 조조는 그 자체로써 내게 가르침을 내려주는 듯하다.


2013년 6월 현재 30대에 만나는 삼국지를 무척 고대하고 있다. 더불어 곧 태어날 아들에게도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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