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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배신

조조 맹덕 2013. 6. 23. 17:31




지은이  바버라 에런라이크

옮긴이  최희봉

출판사  부키(주)



열심히 일을 해도 가난한 것은 왜일까. 저임금 노동자는 어떤 삶을 살고 있으며 왜 계속 가난할까? 


위 질문에 대한 답을 '노동의 배신'이 잘 답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 이 책을 어떻게 접하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렇지만 제목과 내용을 알게 되었을 때 이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을 꾸려가기 힘든 팍팍한 현실 때문인지 혹은 실제로 내가 저임금 노동자의 삶을 살아봐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저임금 노동자이든 아니든, 사회를 구성하는 하나의 노동자로써 위 책을 읽고 본인의 삶을 간단하게나마 통찰해 보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이 된다.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워킹푸어의 세계를 직접 느끼고 문제를 파헤치기 위해, 본인의 풍족한 세계를 뒤로 하고 저소득 노동자 계층으로 위장 진입한다. 도시를 옮겨다니며 식당 웨이트리스, 청소업체의 청소부, 월마트 판매 직원 등으로 취업하여 시급 7~9달러를 받으며 풀타임으로 일하고, 생활은 오직 이 저임금 세계에서 벌어들인 소득으로만 꾸려간다. 저자가 저소득 계층의 세계에 몸담으며 겪은 경험을 기술하고 구조적인 문제점을 파헤치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변명의 말을 하자면, 수많은 다른 사람들이 나와 똑같은 잘못을 저질렀다. 월급을 더 주는 직장을 구하지 않고 그냥 월마트에서 일을 했고, 일주일에 200~300달러를 내면서 모텔에 장기 투숙하는 불합리한 선택을 했다. 그러므로 이 문제는 단순히 나 개인의 부족함과 계산 착오에 기인한 것으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게 공통된 문제였다. 딸린 가족이 없는 홀몸에, 건강하고, 차까지 있는 나 같은 사람이 땀 흘리며 열심히 일을 해도 먹고살기가 아주 힘겨울 정도로 빠듯하다면 뭐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된 것이다. 경제학자가 아니더라도 임금은 너무 낮고 집세는 너무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주주의 목표는 순익의 극대이며, 직원의 급여 상승과 복지가 주요 경영 목표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노동자들은 단체를 이뤄 고용주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고 임금 상승을 최소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도록 할 수 있다. 현재 사회에서 이것이 잘 되는 기업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작업장도 있는 것 같다. 특히 저소득 임금자들의 세계는 어디에나 마찬가지일 것으로 생각된다.


경제학에서 노동의 공급자는 조건(급여 혹은 복지)이 더 좋은 곳이 있다면 주저없이 그곳으로 이동한다. 실제로도 그러한가? 그렇지 않다. 직장을 새로 구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 인간은 이론과 달리 많은 마찰을 경험하고 비용을 들이게 된다. 또한 저임금 노동자들은 선택을 위한 정보를 제대로 수집할 수가 없기 때문에 더 현명하고 이득이 되는 선택에 제한이 있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도 집값을 비롯한 여타 생활물가는 많이 올랐는데 임금은 그만큼 오르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되려 지속된 경기침체(2013년 6월)로 성과급 등이 줄어 실 소득이 줄어든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되었을까? 고민해볼만한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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