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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아빠 블로그
돈(MONEY) - 사회와 경제를 움직인 화폐의 역사 본문
지은이 Felix Martin
옮긴이 한상연
출판사 (주)문학동네
화폐는 양도가능한 신용이다.
- 본문 내용 중 -
태평양에 있는 야프섬의 ‘기록을 이용한 교환 경제(돌 화폐)’를 소개하며 화폐의 개념과 역사를 설명한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이어져오는 화폐의 개념을 설명하며 전통 경제학이 가지는 화폐 관점과는 다른 관점을 소개하고 고대 군주 시대의 화폐 발행과 특징, 사적 화폐의 탄생, 은행의 탄생 등 화폐의 전반적인 역사를 다룬다. 은행을 통한 금융의 발달과 그로 인해 발생한 역사 속 신용 위기(2008년 금융위기까지)를 ‘양도가능한 신용’이라는 화폐의 관점에서 위기의 원인을 분석하고 더 나은 금융경제 시스템을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화폐를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이 흥미롭다.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으로 대표되는 고전파 경제학에서는 화폐 또한 하나의 상품으로 본다. 부(富)는 곧 생산이고, 화폐는 단지 물물교환을 위한 ‘어떤 것’일 뿐이다. 모든 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지점에서 가격이 결정되고, 생산자들은 화폐를 통해 원활한 교환을 한다. 모든 생산물은 소비될 수 있고, 이는 곧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말이 된다.
반면 고전 경제학과는 다른 관점으로 화폐에 접근하는 시각이 있었다. 이는 고대 그리스로 대표되는 에게 문명에서 발견된 ‘보편적 가치 개념’에서 시작한다(보편적 가치 개념은 추상적이어서 이해하기가 쉽진 않았다).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단일한 가치 개념이 문자, 숫자와 결합하자 화폐의 개념적 전제조건이 형성되었다. 상대적 가치를 따지기 시작했고, 이는 새로운 가치 척도인 화폐 단위로 가치가 매겨졌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화폐를 단위로 삼아 장부에 기록하는 회계 관습이 확산되고, 또한 이는 양도 가능성을 위한 필요조건이 되었다. 이제 1) 보편적 가치 개념, 2) 기록과 보관, 3) 양도가능성 세 가지 구성 요소를 기반으로 사회의 화폐화가 본격화되었다.
화폐가 ‘양도가능한 신용’이라는 것을 극단적으로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쌀농사를 짓는 A라는 사람과 어업을 영위하는 B가 있다고 하자. B는 쌀이 필요하다. 반면 A는 생선을 먹고 싶지 않다. B는 A에게 가서 쌀 한 포대를 받고, ‘내가 너에게 쌀 한 포대만큼의 빚이 있다(채무가 있다)’는 증거를 기록해주고 나중에 생선이 필요할 때 찾아오라고 한다. 증거라는 것은 종이에 써서 주면 ‘어음’이 될 것이고, 종이가 개발되기 전의 고대 사회라면 나무판자나 돌 같은 것이 될 것이다. A는 B가 발행한 채무증권 비슷한 것을 받아온다. 한편 A는 돼지고기가 필요해서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C에게 간다. A가 C에게 ‘B가 나한테 쌀 한 포대만큼의 채무가 있는데, 쌀 한 포대 가치만큼 돼지고기를 나한테 주고 이 채무증권을 받아가서 B에게 대가를 받아라’라고 한다. 이 때 C가 받아들이면 B가 발행한 ‘채무증권 비슷한 어떤 것’은 A, B, C 세 사람이 구성하는 사회의 화폐가 되는 것이다. 이 사회에는 같이 공유하는 가치 개념이 있고 회계가 작동하며, 이를 양도함으로써 생산물의 교환을 이루었다.(화폐발행자 B의 신용을 사회가 절대적으로 신뢰한다는 전제가 필요)
사회가 발달하고 사람의 수가 많아질수록 위의 사적화폐는 한정적으로 유통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화폐발행자의 신용 문제이기도 하다. 때문에 사회의 지배자, 즉 군주가 발행하는 화폐가 법정통화로써 기능하게 된다. 한편 유럽 신흥 상인계급의 등장은 사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은행을 탄생시켰다. 군주와 사적 화폐 이익집단 간 타협은 ‘중앙은행’의 탄생으로 이어지고, 군주는 중앙은행으로부터 필요 자금을 조달하는 대신 중앙은행은 군주로부터 화폐 발행 특권을 가져왔다.(본문에서는 ‘화폐 대타협’을 입헌군주제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설명하기도 한다. 최초의 중앙은행은 잉글랜드 중앙은행이고 영국은 지금도 입헌군주체제다)
현대 금융시스템에서도 화폐가 ‘양도가능한 신용’이라는 관점이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멀리서 찾지 않아도, 한국 통화지표를 [본원통화 – 협의통화(M0) – 광의통화(M2) – 금융기관 유동성(Lf) – 광의 유동성(L)]로 구분하는 것이 이를 설명하지 않을까? M2는 ‘만기 2년 미만의 정기예금’을 포함한 통화량 지표이다. 예금은 은행이 미래 이행해야 할 채무이므로, 이를 통화량에 포함시킨다는 것은 ‘양도가능한 채무’를 인정한다는 의미가 되겠다. ‘광의 유동성(L)’은 국채, 지방채 등 채권(Bond)을 포함시킨다. 소비자가 물건을 구입할 때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카카오/네이버페이 등을 이용해 결제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원화표시 지폐를 사용하지 않고 단지 금융기관 계좌 내 숫자를 차감하는 것만으로도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이것은 양도가능한 신용을 장부에 기록하는 것이 발전한 형태이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고전 경제학에서 불황은 어떤 연유(ex. 천재지변)로 인한 공급의 감소로 발생한다. 한편 화폐가 양도가능한 신용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경제의 불황은 어떤 계기로 일어난 신용의 붕괴가 일으킨다. 현대 경제 시스템에서는 한국은행의 화폐발행을 기반으로 신용창조(대출)가 일어나기 때문에 어느 한 고리에서의 신용 이벤트 발생은 연쇄적인 신용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신용 피라미드의 최후의 대부자로써 불황 때 화폐를 적극적으로 공급하는 ‘유동성 지원’을 할 수 있다.
본문 말미에는 투자은행을 포함한 은행과 사회 간 이해불일치를 지적하며 더 나은 시스템을 위한 대안들을 소개하며 마무리한다.
[목 차]
1. 화폐란 무엇인가?
2. 화폐의 척도
3. 에게 문명, 경제적 가치를 발명하다
4. 화폐 주권과 화폐 반란
5. 화폐 이익집단의 탄생
6. 은행의 탄생
7. 화폐 대타협
8. 로크가 경제에 미친 영향
9. 거울나라의 화폐
10. 회의론자의 전략
11. 존 로의 천재성과 솔론의 지혜
12. 화폐를 잊은 경제학
13. 경제학의 과오
14. 글로벌 은행 시스템 개혁
15. 가장 과감한 조치가 가장 안전한 조치다
16. 화폐는 사회적 기술이다
* 본문 주제가 화폐이기 때문에 경제학 용어와 이론이 많이 나온다. 또한 본문 후반부에서는 은행시스템(자산-부채 만기 미스매칭 이슈 등), 유동화/구조화채권 등 금융상품 관련 내용이 있기 때문에 경제-금융 부문 지식이 전무한 사람에게는 다가서기 쉽지 않은 내용일 수 있다. 본인도 책을 100% 이해했다고 말하지 못하겠다. 그럼에도 화폐의 본질을 고민한다는 점에서 훌륭한 양서라고 생각한다.
* 화폐를 다룸에도 '금리'에 대한 내용은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양도가능한 신용'이라는 화폐를 보유한 자가 타인에게 이를 대여하면 당연히 금리가 있겠지만, '양도가능한 신용' 그 자체에는 금리가 없어서 따로 언급이 없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니면 화폐 그 자체에서 금리라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했을지도.
* 화폐('돈'이라고 하자)를 상품의 하나로 본다면 금리라는 것은 돈의 가격이 되겠다. 화폐를 양도가능한 신용으로 본다면 금리는 신용에 대한 사회적 인정 가치(?) 정도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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