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 쇠망사
저 자 에드워드 기번
옮긴이 윤수인/김희용 옮김
출판사 민음사
아우구스투스 사후에서 1453년 동로마 제국 멸망까지, 세계를 제패했던 로마의 흥망성쇠를 살피고 원인과 결과를 고찰하는 역사책이다. 제목과 주제는 로마제국 쇠망사이지만 사실상 고대부터 중세까지의 세계사를 다루는 책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광범위한 내용을 다룬다. 아우구스투스 이후 로마의 전제정치 확립과 5현제 이후 혼란의 시작,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비잔티움 건설, 그리스도교의 탄생과 역사, 북방 야만족의 이주와 침략, 동·서로마의 분리, 마호메트와 이슬람교의 부흥, 몽골의 침략, 투르크족의 거병과 비잔티움 제국 멸망까지. 로마가 대제국이었던 만큼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까지 전쟁과 교류를 통한 많은 역사적 사건들이 있었기에 로마의 역사를 짚어보는 것이 세계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종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의 역사를 기술한 것에 대해 저자에게 많은 감사를 드린다. 종교에 대해 신학의 관점이 아닌 역사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서술한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교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기존의 종교(미신)들과는 어떻게 달랐는지, 다른 종교를 이기고 어떻게 승리의 왕관을 썼는지, 그리스도교의 타락과 교파간 갈등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였고 이러한 것들이 사회와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려볼 수 있었다.
로마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서로마 멸망 이후 서유럽에 대해서는 많은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 또한 세계사 대사건이었던 유럽 흑사병과 대항해에 대한 내용도 없다. 5세기 서로마 멸망 이후 내용은 상당 부분 동로마 제국에 초점이 맞춰져있기 때문인 듯 하다.
시민의식과 이를 반영하는 정치체제, 외세와 상무정신, 문화와 법·제도 등이 국가의 번영과 쇠퇴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하나의 민족 또는 국가라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구성원 모두가 군사·경제적 번영을 이루고, 자유로운 정신을 기반으로 인간 이성의 발전과 궁극적으로 행복한 상태를 이루기 위한 끊임없는 여정. 내가 속한 공동체가 이러한 번영과 행복을 누리기를 바라며, 선택과 고민의 순간에 이 책을 다시 펼쳐봐야겠다.